언론보도

[매일노동뉴스] [인터뷰] 이만수 더보상 노무법인 대표

- 이만수 대표 노무사

이재명 정부가 산업재해 보상 체계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산재 처리 장기화로 인한 노동자의 생활고와 치료공백 해결이 목표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산재 여부 판단이 길어질 때 산재보험금을 노동자에게 선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더보상 노무법인에서 만난 이만수(42) 공인노무사는 “선보상 후평가 제도가 산재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일터와 사회에서 산재신청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재 노무사, 노동자의 고통에 책임을 묻는 직업

이 노무사는 2009년 노무사시험 합격 후 7년간 노무법인 산재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6년 더보상 노무법인을 개업했다. 법인 개업 후 지금까지 3만5천건의 산재 사건을 처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L사 팀장 사망사건이다. 2023년 5월 승진한 지 얼마 안 된 팀장급 직원이 서울 여의도 인근 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다’는 글들이 올라오면서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고인의 출퇴근 기록을 보면 과중한 노동에 시달린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사망에 이른 경위가 불분명하고, 회사의 비협조적 태도로 산재 여부를 주장하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이런 가운데 거액의 위로금을 받은 유족은 결국 산재신청 의사를 철회했다. 경찰은 사인미상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끝내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산재 노무사의 역할은 단순한 법적 대응을 넘어선다. 노동자의 죽음을 직업적·사회적 차원에서 해석하고 책임을 묻는 ‘사회적 부검’의 성격을 띤다. 개인의 사인을 밝히는 것을 넘어 일의 현장과 제도의 문제를 드러내고, 노동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활동에 가깝다.

“산재 처리 지연하는 특진제도 개선해야”

이 노무사가 꼽는 산재보상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처리기간이다. 특히 난청이나 폐질환의 처리 기간은 2~3년이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는 이러한 지연의 원인으로 ‘특별진찰제도’를 꼽는다.

특별진찰은 근골격계·뇌심혈관계·소음성난청·정신질환에 대해 의료기관에서 의학적 진찰, 현장조사 등을 통해 업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다. 그런데 특별진찰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매우 한정적이다. 소음성난청은 공단 병·의원 11곳에서만 원스톱 특진을 수행한다. 특진을 받기 위한 대기 줄이 길어지면서 업무상 질병 처리기간은 지난해 평균 227.7일을 기록하고 있다. 업무상 사고(17.7일)에 비해 12배가 넘는다.

이재명 정부는 처리기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업무상 질병 판단 과정에서 오랜 기간이 걸리는 특별진찰(평균 166.3일)과 역학조사(평균 604.4일)를 생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재처리 지연의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선보상 후평가 방식으로 산재보험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예고했다.

“선보상 후평가 제도는 취지가 좋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폐암처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난청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진폐증처럼 요양이 아닌 장해보상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요. 또 선보상 이후 불승인이 될 경우 ‘환수’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예상됩니다. 이미 지급된 금액을 환수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니까요.”

재직자가 산재 신청을 꺼리는 이유

최근 더보상 노무법인은 2년 전 안과질환보상센터를 만들고 용접공 등 직업적 요인으로 유해광선에 노출돼 안구질환을 앓는 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난 퇴직자들이다. 백내장 같은 경우, 난청이나 근골격계질환과 마찬가지로 업무관련성보다 노인성, 퇴행성이라는 이유로 산재를 불승인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업무상 사고와 달리 질병의 경우, 재직자는 산재 신청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 노무사는 “사업주의 눈치와 보이지 않는 압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산재 인정이 회사에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지 않지만, 사업주는 소음 수준 검사 같은 작업장 조사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 심지어 “산재가 되면 우리 회사 문 닫아야 한다”며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우려 때문에 재직자들은 산재 신청을 망설이게 된다. 퇴직 후 산재 신청은 또 다른 벽에 부딪힌다. 업무관련성보다 노인성 같은 개인적 사유로 발병 원인을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노무사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 몰라서 산재 신청을 외면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것과 상담료와 진료비 등 초기 비용 문제로 산재 신청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게 과연 산재가 될까’ 하는 걱정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기 전에 최소한 산재 전문가와 상담은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말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사건이 아니라면, 의뢰인이 원하는 경우 끝까지 시도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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